세간의 이슈가 되고 있는 싼타페DM에 두번째 올랐다. 두번째 오르니 아무래도 느낌들이 정돈되고 극단적인 평가들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미처 살피지 못했던 것들도 눈에 보이고, 잘못 보았던 부분들도 바로 잡아진다. 영화를 두 번보면 느끼게 되는 것들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늘 차를 타면서 보면서 평가하면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자동차라는게 어떠한 절대치에 기준하여 평가되서는 안될 것 같다. 타는 사람들의 경제여건, 동승자, 주행환경, 오감의 발달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반응을 보이며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 없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결국 자동차는 그 목적에 얼마나 잘 부합하느냐, 또 그 가격에 얼마나 합당하냐로 평가되는게 순리다.
본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싼타페DM의 세그먼트는 온로드 SUV 이다. 즉 도심을 비롯하여 잘 포장된 도로위에서 짐도 좀 많이 싣고 튼실한 느낌으로 다닐 수 있는 대형자동차이다. 오프로드 차량에서 고속주행 안정성은 논하기가 좀 뭣하지만 온로드 SUV 에서는 고속주행 안정성이 세단 만큼이나 부각되고 중요할 수 있다. 잘 포장된 도로에서 60km/h 로만 달릴 수는 없기에. 그래서 싼타페DM의 온로드 주행 성능을 살펴보기로 했다.
시승 구간은 자유로와 김포한강대교. 모두 잘뚫려있기로 소문난 곳들이지만 최근 자유로는 이런저런 제약이 생겨서 좀더 편안한 김포한강대교를 달려보기로 했다. 싼타페DM에 있는 스티어링모드는 Sport 모드로 두었다. 각종 자세제어장치와 이런저런 안전장치는 모두 ON으로 두었다. 어짜피 사람들은 계속 켜두고 타고 다닐거 아닌가.
우선 스타트 속도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0km/h ~ 30km/h 에서의 반응을 예민하게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큰 실망이다. 액셀레이터에 대한 반응은 매우 느리고, 44.5kg.m 의 토크에 대한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기어비 문제일까. RPM은 치고 올라가는데 차는 궁띠다. 뒤에 캠핑트레일러를 하나 달고 출발하는 기분이다.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중후한 출발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초반 가속이 이루어지는 구간이자 도심 시가지 주행에서 실용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30km/h ~ 80km/h 을 살펴보았다. 실질적으로 조금씩 고개가 끄덕여지는 구간은 50km/h 를 넘어서부터이다. 이때부터는 토크가 조금씩 얼굴을 내민다. (나 44.5kg.m 이라고) 그나마 다행인 것이다. 일단 이 정도의 반응이라면 도심에서 날카롭고 민첩한 운전을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나 내가 지금 중대형 SUV인 싼타페DM을 타고 있다는 정도의 느낌을 가지기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 구간에서 핸들링을 조금 급하게 해보았다. 워낙에 차량의 덩치가 있고 무게가 있는 편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서스펜션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가질수 있을 만큼 자세를 잘 잡아주는 것 같았다. 롤링이 약간 있었지만 이 덩치에 이만하면 봐줄만하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80km/h ~ 120km/h 구간에서는 역시 만족스러운 가속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 구간에서 느껴진 싼타페DM의 장점이라면 덩치에 비해 안정감있는 고속주행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속도를 계속 올려도 불안하거나 차가 그립을 잃을 것 같은 느낌은 거의 없었다. 점점 더 싼타페DM을 믿고 속도를 낼 수 있었을 정도? 그러나 스티어링은 좀더 무거워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무겁다는 sport 가 고속구간에서는 좀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속주행 속에서 다소 급한 차선 변경에도 싼타페DM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초반에 더딘 가속력에 대한 실망감을 상당부분 해소시켜준 대목이다. 중고속 이후의 가속력과 서스펜션의 세팅이 만족스러웠다.
차선이탈경고장치의 목적은 운전자가 실수로 차선을 넘어서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동차에 특별히 설치된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하여 운전자에게 "차선 똑바로 지키시오"라는 뜻으로 "삐삐삐" 소리로 경보를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듣고나니 "경고" (warning)의 느낌은 거의 안들고 "알림" (inform) 수준이었다. 졸음운전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자장가로 들릴 지도 모르겠다. 차선을 넘어설 때 나는 소리인데 이미 옆차선에 주행중인 자동차와 충돌이 됐을 수도 있는 상황. 운전자가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까지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 크기의 소리와 경고시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히 야간에 졸음운전 등으로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미 다른 자동차에 적용되어있는 핸들진동과 더불어 좀더 큰 경고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싼타페DM이 차선을 인식하는 장치를 달고 있다는 걸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왜이렇게 볼륨이 작냐고 한 현대차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볼륨이 너무 크면 운전에 방해될 수 있고, 동승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운전 내내 속도제한 경고음을 시끄럽게 뿜어내던 네비게이션이 훨씬 크고 요란하게 울리는 것은 어떻게 설명이 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기만 하다.
싼타페DM에는 기존에 여러 자동차에 적용되었던 다양한 자세제어장치는 물론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사륜구동 토크밸런싱 장치인 ATCC 가 싼타페DM에 적용되어 미끄러운 노면 등에서 바퀴의 접지력을 잃게 되는 경우에 안전한 조향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을 직접 체험해볼 기회는 없었지만 이와 같은 기능이 해외 명차들에서 워낙에 효과가 좋은 장치로 평가받고 있어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가 제대로만 만들었다면 분명 운전자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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